같은 재료, 같은 레시피더라도 누가 만드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는 게 음식 맛이었다. 소위 말하는 곰손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간편 조리법이야 유튜브나 블로그를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건져낼 수 있었지만 누군가 만들어주었던 음식 맛을 그리면서 찾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칼 잡는 걸 업으로 삼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미 말은 다 했을 것이다. 종종 과일과 야채를 박스로 보내주시던 외가댁에서 이번에도 뭔갈 보냈다는 연락에 그저 평소처럼 한 두 박스 정도를 예상했던 어느 날. 하필 지방 훈련에 와있던 참이라 며칠 집 앞에 쌓여있을게 눈에 훤했지만 날이 덥지 않으니 상하진 않았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집에 올라올 남은 4일을 내내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지냈지만. 그리고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