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성격이 급한 편이긴 했다. 꿀 같은 쉬는 시간이 다 끝나기도 전에 활 쏘는 연습이 하고 싶다며 뛰쳐나가 동기들의 원성을 사기도 하고, 움직이지 말라던 의원나리의 말을 무시한 덕에 꿰맨 자국이 또 터져 애먼 살까지 바늘에 찔릴뻔한 적도 있었다. '그리 성격이 급해서야 자네는 혼례 전에 애부터 생기겠네!' 저들 딴엔 농이랍시고 가벼이 던지던 동기들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흘리던 게 딱.. 달포 정도 되었나. 혼례라는 단어는 여즉 저에게 연관 없다고 생각했기에 남은 활이나 쏘러 갔더랬지. 그리고 사람 일은 어찌될지 모른다는 걸.. 비소로 오늘 몸으로 체험했다. 무슨 정신으로 하루 보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새신랑이랍시고 여기저기 불려 가는 게 맞나. 그러보니까 어릴 적 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