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날씨는 언제나 제멋대로다. 우산을 챙기면 그저 하루종일 찝찝하게 흐리기만 했고간만의 맑은 날이 반가워 가방을 조금 가벼이하면 변덕스레 비가 쏟아졌다. 기분 낸다고 흰 원피스를 입는게 아니었는데..바보같이 들떠서는 평소라면 안했을 실수를 했다.... 다 젖었네. 여름의 끝물이라지만 생쥐꼴이 된 지금은 조금 오한이 들 지경이었고.이대로 가다간 언제가처럼 지독한 감기에 걸릴라..운이 좋았던걸까.비를 막 피하려 서있던 곳은 마침 아늑한 분위기의 카페라서 홀린듯 문을 열고 들어섰다. 머리 끝부터 젖은 제 모습을 보고 놀랐는지금새 저에게 담요부터 둘러주던 사장님은 어쩐지 할머니 생각도 들게 만들었다.따뜻한 밀크티 한 잔을 주문하고서 안쪽의 소파로 자리를 잡으니 그제서야 창 밖 풍경이 보였다... 많이도 내리..